요즘 한국 콘텐츠와 문화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한국이란 나라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중의 대다수는 중국인이었으나, 지금은 유럽, 일본, 동남아 등 여러 나라에서도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음식의 다양성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거나 먹는 방법을 몰라서 한식의 매력을 깨닫지 못하고 모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들이 있는 것 같아 항상 안타까웠어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한식의 맛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내가 외국인 친구가 있으면 꼭 추천할 것 같은 한국 여행 필수 음식을 뽑아봤습니다.
후라이드 치킨 & 양념 치킨 Fried chicken & Yangnyeom chicken
한국의 후라이드 치킨은 튀김이 엄청 바삭하고 육즙이 가득하며, 엄청 부드럽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치킨이 가장 맛있는 것 같아요. 저는 후라이드 치킨을 가장 좋아하지만, 한국 하면 양념 치킨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후라이드와 양념 반반 세트 메뉴를 꼭 드시길 추천합니다. 한국의 어느 치킨집을 가도 반반 세트 메뉴는 꼭 있습니다. 치킨은 꼭 맥주와 함께 드세요!
삼겹살 Pork belly
한식에 관심이 있다면 Korean BBQ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은 테이블 위에 불판을 두고 그 자리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있습니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 불리는 삼겹살은 Korean BBQ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메뉴입니다. 한국에서 고깃집을 간다면 삼겹살을 꼭 먹어봐야 해요. 차원이 다른 육즙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한국의 고깃집에서는 상추나 깻잎이 무조건 함께 나오는데 원하는 잎을 하나 골라 그 위에 삼겹살, 쌈장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을 취향껏 넣어 싸 먹는 '쌈'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고기와 야채를 함께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고 베어 먹지 않고 한 입에 먹으면 정말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우 Korean beef
한우는 한국에서 사육하는 토종 소를 의미하는데요. 좁은 축사에서 키워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일반 소고기보다 지방이 많아 육즙이 풍부하며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1++ 등급의 한우가 가장 맛있고, 마블링이 많을수록 귀한 부위로 취급받습니다. 가격이 비싼 편이나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인 만큼 꼭 먹어보고 가야 합니다. 한국인들도 한우는 평소에 잘 먹지 못해서 특별한 날 먹거나, 손님에게 대접할 때 주로 먹습니다. 선물로 한우를 줄 만큼 한국에서 유명한 음식이니 좋은 품질의 한우를 파는 식당에 꼭 방문해 보세요. 이것 또한 Korean BBQ의 한 종류이지만, 삼겹살을 먹을 때와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우는 '쌈'을 만들어 먹지 않고 소금에 찍어 먹거나 고추냉이만 살짝 올려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잡채 Japchae
잡채는 당근, 양파, 시금치, 목이버섯, 고기, 삶은 당면 등 각종 재료에 간장을 넣어 볶고 참기름에 버무린 음식으로 생일이나 명절, 잔칫날 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한국의 전통 음식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매운맛이 전혀 없기 때문에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김밥 Kimbab or Rice roll
샌드위치나 토스트처럼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싶다면 김밥만 한 게 없습니다. 김밥은 김에 참기름과 소금, 참깨로 간을 한 밥을 얇게 피고 그 위에 야채, 단무지, 햄 등을 넣어 둥글게 말아 잘라먹는 음식으로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분식 메뉴 중 하나입니다. 김밥은 다양한 재료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며, 주로 떡볶이와 함께 많이 먹습니다. 참치김밥, 치즈김밥, 돈까스김밥, 김치김밥 등 다양한 종류의 김밥이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습니다.
삼계탕 Samgyetang
삼계탕은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끓이는 음식이기 때문에 고단백, 고지방 식품이며 열량 또한 높아 한 그릇만 먹어도 속이 든든해집니다. 몸에 좋은 인삼, 대추, 밤, 황기, 찹쌀 등을 넣어 닭과 함께 푹 고아내 국물까지 모두 먹는 음식인데, 담백하고 맑은 국물에 소금 간만 해서 먹어도 일품입니다. 삶은 닭고기도 엄청 부드럽고 안에 들어있는 찹쌀은 찰기가 넘쳐서 국물과 잘 어울립니다. 주로 더운 여름에 떨어진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먹던 음식인데 삼계탕의 따뜻한 국물이 추운 겨울날 얼었던 몸을 녹이기에도 제격이라 지금은 계절에 상관없이 많이들 먹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라 누구나 좋아할 음식입니다.
소불고기 Bulgogi
소불고기는 소고기를 얇게 썰어 간장 양념에 재운 뒤 구워 먹는 전통 음식입니다. 지역에 따라 다양한 조리 방식의 불고기가 있지만, 양념 베이스는 거의 같기 때문에 대체로 짭짤하고 달달한 맛입니다. 어린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운맛이 전혀 없습니다. 흰밥과 함께 먹으면 가장 맛있지만, '쌈'으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비빔밥 Bibimbap
한식은 조화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한 번에 먹는 음식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비빔밥입니다. 아마 김치와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전통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밥에 각종 나물을 넣고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음식으로, 비빔밥을 싫어하는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야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건강하면서 맛있고, 고추장이 들어가 매콤합니다. 매운 걸 못 먹는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비빔밥을 주문하면 고추장을 따로 제공하기 때문에 양을 조절해서 넣을 수 있습니다. 비빔밥의 핵심은 Mix입니다. 고추장과 각종 재료가 밥과 함께 잘 어우러지게 골고루 잘 섞어서 먹는 것입니다. 비빔밥의 뜻이 바로 Mix+Rice인 이유입니다.
찜닭 Jjimdak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기원한 찜닭은 간장 양념에 닭고기와 채소, 당면 등을 넣어 끓여낸 음식입니다. 지금은 고추장을 넣어 만든 찜닭, 묵은지가 들어간 찜닭 등 다양한 형태의 찜닭이 많이 있는데 외국인 친구에게는 무조건 간장으로 만든 찜닭을 추천합니다. 달고 짭짤한 맛에 약간의 매콤함이 있으며 찜닭에 들어있는 당면이 특히 맛있습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다면 맵지 않게 조리해 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한국에서는 어느 식당을 가도 보통맛으로 주문해도 외국인에게는 많이 매우니 순한 맛 또는 안 매운맛으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간장으로 만든 찜닭은 대체로 찜닭, 안동찜닭, 간장찜닭, 오리지널 찜닭 등으로 표기됩니다.
칼국수 Kalguksu
칼국수는 지역에 따라 육수 배합 방법이 다른데 멸치, 바지락, 디포리, 사골, 닭고기 등 다양한 재료로 육수를 만들어 밀가루 반죽을 직접 칼로 썰어 만든 면을 넣고 끓인 국물이 있는 면 요리입니다.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올 때, 또는 감기에 걸렸을 때 생각나는 음식입니다. 쫄깃한 면과 따뜻한 국물이 특징이며, 김치와 함께 먹으면 조합이 좋습니다. 어떤 육수를 사용해도 대부분 맛있어요. 칼국수는 대체로 맑은 국물이지만, 빨갛게 끓이는 매운 칼국수도 있습니다.
빙수 Bingsu
빙수는 얼음을 갈아 단팥, 과일, 우유, 떡, 젤리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시럽을 뿌려 먹는 음식으로 아이스크림처럼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여름철 간식입니다. 시원한 얼음과 달콤한 팥이 특징이며, 쫄깃한 떡의 식감과 재료들의 조합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팥이 들어간 '팥빙수'라는 명칭이 고유명사급으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팥뿐만 아니라 망고빙수, 딸기빙수, 녹차빙수, 멜론빙수, 초코빙수, 치즈빙수 등 다른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다양한 종류의 빙수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서 넓은 의미로 그냥 '빙수'라고 칭합니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빙수가 먹고 싶다면 '팥빙수'를 주문하면 됩니다.
보쌈 Bossam
보쌈은 김장을 하고 나면 꼭 먹는 음식으로, 돼지고기나 기타 고기를 삶아 겉절이 김치에 싸 먹는 음식입니다. 원래는 절인 배추로 양념 속을 감싸서 만드는 김치의 종류가 보쌈이었으나, 겉절이 김치와 삶은 고기와 궁합이 좋아 함께 먹기 시작하면서 삶은 고기를 보쌈이라 부르고 진짜 보쌈인 김치를 '보쌈김치'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고기의 질도 중요하지만, 김치의 맛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김치가 맛있는 식당을 찾아야 합니다. 보쌈김치는 일반 김치와 달리 오래 숙성하지 않고 담그자마자 먹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숙성된 김치와는 맛이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보쌈을 판매하는 식당에서는 매일 김치를 새로 담급니다. 일부 식당에서는 매일 김치를 담그는 것이 힘들어 김치 양념 속이나 무말랭이, 무생채를 주기도 합니다. 부드럽게 삶은 돼지고기와 아삭하고 매콤한 겉절이 김치의 조합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입니다.
부침개 Buchimgae or Korean Pancake or Jeon
부침개는 팬에 기름을 두르고 생선살, 살코기, 야채 등의 식재료를 얇게 부쳐내는 한국의 부침 요리 방식의 하나입니다. 반죽한 밀가루에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전(부침개)이 있습니다. 파와 해물을 넣은 해물파전과 김치를 넣은 김치전이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부침개입니다. 감자전도 인기가 많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여러 종류의 전(부침개)을 주문해 비교하면서 드셔보세요. 모둠전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면 모둠전을 주문하면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정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있고 다양한 맛이 있는 미식의 나라입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음식 외에도 아직 더 알려주고 싶은 음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도 누구나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하고자 너무 맵거나 난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되는 음식들만 소개해 드렸습니다. 당신의 한국 여행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한국에서의 시간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좋은 여행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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